한국형 좀비의 비즈니스
처음 봤을 때 끌리는 제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영화는 제목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포스터만 봐도 B급 감성을 노린 코믹 영화 같습니다. 한국에 널린 재미도 웃음도 없는 B급 감성의 영화들보다는 한수 위에 있기를 바라며 관람했습니다.
기묘한 가족 줄거리 및 결말
스포일러 주의 바랍니다.
뉴스에선 연일 바이오 회사의 새로운 당뇨 치료제 주사가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임상실험이 있었다는 뉴스 소리와 천둥소리가 같이 들리며 영화 초반부터 불안한 기운이 돕니다.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 좀비(정가람) 한마리가 나타납니다. 어정쩡한 걸음과 더러운 겉모습에 동네 아주머니들은 피하고, 아이들은 놀려댑니다. 그렇게 동네를 돌아다니던 좀비는 사나운 개를 피해 근처 화장실로 도망갑니다. 좀비는 화장실에서 동네 할아버지인 만덕(박인환)을 만나게 되고, 만덕을 물어버립니다. 좀비에게 물린지도 모르고, 동네 미친놈에게 당했다며 집으로 돌아온 만덕. 그는 망해버린 주유소에서 살고 있었는데 거기엔 큰 아들 준걸(정재영), 둘째 아들 민걸(김남길), 막내딸 해걸(이수경). 그리고 큰며느리 남주(엄지원)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평화롭던 주유소에 불청객이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만덕을 물고 도망친 좀비였습니다. 만덕과 투닥거리는 모습을 본 큰아들 준걸은 좀비를 발로 차버렸고, 좀비의 몸은 쇠창살에 박혀버립니다. 사람을 죽인 줄 알고 긴장한 가족들 앞에서 좀비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움직입니다. 그 모습을 본 만덕네 식구들은 그의 정체가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좀비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좀비에게 물린 아버지 만덕을 기절시킵니다. 그런데 다음날, 만덕은 좀비로 변하기는 커녕 오히려 회춘을 하게 됩니다.
동네 할아버지들 사이에선 만덕의 회춘에 대해 소문이 나고, 만덕의 친구가 만덕을 찾아옵니다. 만덕의 친구 칠성은 만덕에게 회춘에 대한 비밀을 묻고, 만덕은 비밀을 하와이행 티켓과 교환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몰래 얘기를 듣고 있던 민걸은 좀비를 빼돌리려고 했지만 동네 순경에게 잡히며 실패합니다. 좀비를 되찾기 위해 파출소에 온 만덕은 좀비가 만덕의 막내아들이라며 '박 종비(쫑비)'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약간의 헤프닝으로 가족들 모두 만덕의 회춘 비밀을 알게 되고, 돈이 궁한 만덕네 가족은 쫑비를 이용해 망해가는 주유소를 살려보겠다며 비즈니스를 시작합니다. 성황리에 회춘 비즈니스는 성공하고, 많은 돈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큰며느리 남주가 금고 안을 열었을 땐, 버킷리스트인 하와이 여행을 위해 만덕이 모든 돈을 가져간 후였습니다. 동네 젊은이들은 만덕네 가족이 돈을 받고 회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주유소로 찾아가게 되고, 비즈니스는 망해버린 주유소까지 다시 열 정도로 성공합니다. 쫑비 덕분에 살림살이가 나아진 만덕네 가족은 좀비를 가족처럼 대해줍니다. 좀 더 큰돈을 벌고 싶었던 민걸은 쫑비를 데리고 도시로 나가려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선 점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 둘 좀비로 변하게 됩니다. 회춘이라는 잠복기가 있었을 뿐, 마을 사람들은 결국 모두 좀비가 돼버립니다.
주유소에도 마을 좀비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주유소로 몰려드는 좀비들 때문에 위기에 빠진 만덕과 민걸 없는 만덕네 가족들. 좀비들에게 맞서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좀비들은 그들이 있는 곳까지 올라오게 되고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때 트럭을 타고 나타난 민걸이 주유소에 몰린 좀비들을 내쫓기 위해 폭죽을 터트립니다.
살기 위해 터트린 폭죽이 광역 어그로가 되어 더 많은 좀비들이 모이게 됩니다. 민걸은 창고에 있는 쫑비의 옷을 걸치며 사람 냄새를 없애고, 밖에 있던 트럭을 이용해 무사히 주유소를 탈출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좀비와 사투를 벌였던 준걸이 결국 감염되고 또다시 위기에 빠진 그 순간, 하와이 여행을 마치고 온 만덕이 가족들을 마주치게 되고 민걸은 만덕이 면역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전국에는 좀비 바이러스 때문에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이었고, 유일한 희망인 만덕네 가족이 좀비들을 치료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신선한 소재와 결말을 가진 좀비 영화
좀비 영화라고 하면 징그럽고, 무섭고 긴장되는 영화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또한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기묘한 가족'은 달랐습니다. 물리면 '회춘'한다는 신선한 소재가 있었고요. '채식주의' 좀비가 있었습니다. 만덕네 가족의 개개인이 각각의 개성을 갖고 움직이면서 즐거움을 줍니다. 결말이 뻔한 좀비 영화와는 달리, 만덕이 좀비를 물어 역으로 치료하는 모습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웃음을 줬습니다. 줄거리를 알고 봐도 연출이 재밌으니, 웃긴 좀비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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